'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전국민의 뒷통수를 제대로 쳤던 최순실박근혜게이트가 터지고 난 요 근래, 참 자주 듣는 말이다.
이름만 들어도 징글징글해서 닭살이 돋을 것만 같은 최순실, 박근혜, 김기춘, 우병우, 이재용, 이명박 등의 입에서 나온 말들.
기억상실. 치매. 모르쇠.
철판 1000톤은 깔아놓은 것 같은 얼굴의 말본새.. 너무 지겹다.
이번 검찰 내 성추행사건에서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서지현검사 성추행 폭로글 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99995&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
서지현검사(이하 서지현)의 주장에 따라, 이번 성추행사건을 요약해보자면
1. 2010년 10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2010년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이하 안태근)이 장례식장에서 서지현을 성추행했다.
상가에 조문객으로 간 사람이 성추행..?. 다른 곳도 아닌 장례식장에서?.
이에 안태근은 '오래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반응했다.
서지현은 당시 안태근에게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금 사과할 일이었으면 그때는 왜 사과하지 못했나?
- 안태근은 2013년에 법무부 '인권국'국장이었던 사람이다. 인권옹호를 하는 기관의 국장. 그에게 있어 인권은 무엇일까?
그리고 공부머리가 좋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검사까지 된 사람들이 , 기억이 안 난다고 옹알대는 것은 정말 납득불가이다.
- 안태근은 개신교신자로, 서울 양재동의 온누리교회에서 찬송과 기도로 하나님을 영접하고 눈물로 지난날을 회개한다'고 간증한 적 있다.
( 안태근은 지난해 검찰간부들에게 저녁식사자리에서 현금봉투를 건넨 일로 검찰에서 면직된 적 있는데 그걸 회개한다는 듯 하다.)
왜이리 가증스러운지 모르겠다.
영화 '밀양'에서 아이를 죽인 유괴살인범이 아이 어머니에게 한 말.. 그 소름끼치던 장면과 어쩜 이리 같을까?
서지현이 그런 안태근에게 남긴 말.
'용서와 회개는 하나님이 아닌 피해자에게 직접 해야한다.'
하나님에게 회개하기 전에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며 용서를 구해야하는게 맞지않나?
하나님을 이용해서 신도들 앞에서 '쇼'를 하는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천벌받을 인간.
2. 서지현은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는커녕, 갑자기 부당 인사발령을 당했다.
(서지현은 2011년 2월(성추행을 당하고 4개월 후), 서울북부지검에서 수원지검으로 발령을 받았다. 현재는 창원지검에 근무중.)
이 통상적이지 않은 발령의 배후엔 안태근이 있었을 것이고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당시 검찰국장, 이하 최교일)은 이 사실을 덮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교일은 이에 대해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하였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왼쪽) , 사진출처-뉴시스)
그리고 그는 언론을 피해 숨어다니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글을 올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3. 서지현은 성추행사실을 폭로하기 전, 박상기 법무부장관(이하 박상기)에게 피해사실을 알렸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2017.09.29 서지현이 박상기에게 이메일로 성추행사건을 언급하며 면담신청.
-2017.10.18 박상기가 서지현에 알겠다는 식으로 답장 보냄
그러나 해를 지나고 2018년.. 아무런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서지현이 성추행사건을 폭로후, 이게 문제되자 이메일을 받은적 없다고 해명하다 다시 받은 적 있다고 말을 바꾸셨다..
이 분도 기억력에 상당히 문제가 있으신 듯 하다.
.
.
대한민국 검사들은, 대통령도 수사하여 감방을 보낼 정도로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권력은, 법을 어긴 사람들을 잡는데 쓰라고 주어진 것이지- 약자들을 희롱하는데 주어진 게 아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런 권력을 이용하여 쓰레기, 짐승만도 못한 부패한 짓을 한다는 것 역시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기정사실화된 일반상식이었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그 정도로 기억력이 형편없으면 검사를 하면 안 되지 않나 싶다.
아무튼.
용기를 내준 서지현 검사를 응원한다.
사회적 위치가 높은 검사들도 이렇게 당하는게 성추행인데, 이 사회엔 얼마나 만연해있나 싶다.
나도, 내 동생들도, 내 친구들도, 겪었었던 일들.
그런데 이를 입밖으로 꺼냈을 때 날아올 결과가 좋지 못할게 뻔하니까, 더 상처받을 걸 아니까 마음속에만 꾹꾹 눌러뒀던 일들.
용기내지 못했던, 그래서 정말 후회되는 일들.
이런 피해자들을 대표해, 입이 되어주어서 고맙다.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리고 비난받는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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