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가족들과 영화 한 편을 보러갔다.
더킹.
정치영화라서, 큰 기대가 없었고, 단지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아무런 고민없이 보게 된 영화. 였는데
기대보다 엄청 만족스러웠고 다른사람들에게도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였다.
사실, 이 영화는 재미! 는 별로이다.
관객들에게, 정신차립시다, 우리!!하고 메세지를 던지느라 재미를 좀 포기햇다고나 할까,
특히 이러한 더러운 정치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 각종 드라마, 영화에 많이 나와서 좀 식상할 수도 있겠다.
재작년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 '베테랑'이 줬던 충격과 긴장감, 몰입도 면에서는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영화에선- 한 시대가 아니라 전두환부터 이명박까지 정권이 바뀌는 것을 그리며
대한민국 정치사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실제 대통령들이었던 분들의 영상과 이름을 영화 속에 실제로 비춘다.
최순실, 박근혜게이트로 하루하루 뒷목잡을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요즘같은 시대를 제대로 그려내며
우리나라 최고위 권력층들의 실정과 비열함을 풍자했다.
그리고 던지는 메세지와 교훈도 분명했다.
..
영화는, 어려운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검사가 된 박태수(조인성 분)가 , 한 사건으로 인해 정의를 포기하고 두 눈 질끈 감고,
권력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하며 인생역전을 제대로 해내며, 법을 갖고노는 '검사'라는 신분으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지름길은, 한강식(정우성 분)이라는, 대한민국 검사라면 모를리 없는 유명한, 콧대높으신 한참 선배검사의 비위를 맞추며 그 뒤를 좇는 것이었다.
그 길을 걷는 과정에서 그는 검사로서 지켜야 할 윤리와 정의감은, 쓰레기통에 버렸어야 했다.
고민하는 태수를 보며, 한강식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역사공부를 안하니? 배워야지 역사를!!!"
기억나는 명대사.
역사공부좀 하라며,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봐도 나라팔아먹은 친일파 놈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으며 반면 독립투사들은 월 60만원 나오는것 가지고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며, 힘있고 돈있는 검사가 되기 위해선 양심따윈 저멀리 치워버려야 한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마음이 무거웠고 씁쓸했다.
이런 영화같은 일들이 영화 속에만 있다면, 재밌게 볼 수 있었을텐데.
그게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걸 이제 우리 모두 알고,
아니 현실은 이보다 더 지독하다는걸 알면서 보니까,
저런 영화같은일들이 버젓이 일어나는 우리 현실이 너무 슬펐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당선되어 한강식 일당들이 분개하다가, 그의 죽음이 결국, 한 장의 유서와 함께 '자살'로 결정지어지는 모습을 보며
그래- 이렇게 되어야지~ 하고 미소를 짓는 한강식을 보며.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참 그리웠다.
또한 개인적으로 영화의 엔딩이 참 인상깊었다.
모든 권력을 가진것 같은 그들이, 아무도 못건들것 같은 그들이 대한민국의 왕 같지만
결국 그들을 뽑는건 우리 국민이라고.
영화의 제목 '더 킹'의 '킹'은 국민들이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주시하자.
나만 잘살면 돼- 투표해봤자 뭐하겠어, 하고 포기할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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