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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 사람, 사람, 사람.

by Boribori:3 2019. 7. 8.

한해 한해 지나고 나이가 들수록 관심이 가는 분야도 다양해지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진다.

반면 줄어드는 것도 있다.

 

인간 관계.

딱히 싸우거나 갈등이 생겨서 정리되는 것도, 불필요함을 느껴서 정리하려고 능동적으로 무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예전엔 이렇게 서서히 정리되는 관계에

내가 무얼 잘못한 건 아닌지, 그 사람을 서운하게 만든 건 아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조바심(?)을 느끼며

그 사람과 멀어지지 않기 위해,

그렇고 그런 사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하곤 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왜.

 

퇴근 후 생기는 나만의 시간이 너무 소중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싶은 것을 할 시간이 소중하고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다.

누군가를 만나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선 이렇게 소중한 내 시간을 내야 하기에,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는 관계들은 알아서 정리가 되는 것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엔 늘, 다양한 사람들, 여러 단톡방들로부터 와 잔뜩 쌓여있었던 카톡들이 ,

무음을 해놓지 않으면 쉴새없이 울렸던 핸드폰이

이젠 거의 조-용.

그런데 지금이 좋다. 이전보다 훨씬.

신경써야 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게 .

 

몇년 전까지만 해도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아주 오랜만에 갑자기 온 연락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특히 결혼식. 가지 않더라도 연락을 받았으니, 축의금이라도 이체를 해야하나.

그런데 진정으로 축하해주는 마음이 없는데 가는 자리나 주고받는 선물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야말로 그와의 얄팍한 인간관계라도 유지하느냐 끌고가느냐의 문제.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말엔 그리 공감하지 못하겠다.

인연은 우연과 운으로 시작될 수는 있으나 이를 유지하는 건 그 사람의 의지와 정성이 있어야 하는 것. 

.

.

 

상당히 주기적으로, 그렇지만 불현듯 찾아오는 어쩌지 못하겠는, 아득한 외로움이 있다.

예전엔 이 외로움을 없애기 위해- 그리 깊지도 않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땐 왜 그랬는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참 예민했다.

그가, 그녀가 그냥 장난으로 던진 말에도 아닌 척 하지만 신경이 많이  쓰였고 상처를 받았다.

그땐 왜 그렇게 지냈었나, 왜 그렇게 감정을- 마음을 낭비했었나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호불호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아닌 건 아니라고 선을 긋고 돌아설 수 있는 내가.

29년이라는 짧다고 할 수 없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고, 느끼고 있다.

물론 지금도.

과거에 여리고 물렀던 나에게 고맙고

단단해진 날, 변하고 있는 날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좋아해주는 내 사람들에게 고맙다.

고마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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