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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ujiteira

주짓수 퍼플벨트 승급~~ 벌써 보라띠라니

by Boribori:3 2021. 10. 17.

오랜만에 주짓수 승급 일기를 쓴다. 블루 3그랄 승급 글에서 멈춰있던 내 블로그 ..
2020.06.28 - 주짓수 블루3그랄 승급.

주짓수  블루3그랄 승급.

2020.06.26 금요일 코로나 때문에 반년만에 돌아온 승급식 날. 어느덧 내 블루벨트에 흰 줄이 3개나 생겼다. 처음 시작했던 게 2016년 8월,, 정도이니 벌써 이 운동과 함께한지 4년이 다 되어간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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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 블루 4그랄 -> 퍼플벨트 승급까지 진행되어버렸다 ㅠㅠㅠ 퍼플 승급도 1달 넘게 지나버렸네.. 귀차니즘에 젖어있었는데 오랜만에 각성하고 쓰는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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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말 경 시작했던 주짓수니까 벌써 시작한지 5년이 넘어간다.
옛날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이젠 과학기술 발전하는 속도가 하도 빠르니 5년이면 변하는 강산인가?
아무것도 없었던 허허벌판에도 정신차리고 보면 어느새 높은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시야를 가리는 요즘이니까.

뭐 ! 어쨌든 엄청난 속도로 많은 것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21세기의 5년이란 세월동안 내 마음도 이리저리 계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바뀌었더랬다. 갈대처럼.

그런데 그 중 바뀌지 않은 한가지가 있다.
주짓수를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마음!
덕분에, 지금까지 퇴근하고 도복챙기고 도장으로 향하고 있다. 5년동안 꾸준히.
딸아이가 악기연주나 최소 테니스나 골프같은 고상한(?) 취미를 가졌으면 하시던 부모님은 처음에, 상대와 엎치락뒤치락 땀 뻘뻘 흘리는 운동을 좋아한다는 것에 많은 우려와 걱정을 표하셨었다. '다른 취미를 가져보는 게 어떻나~'하는 만류도 통하지 않으니 , 곧 있음 알아서 지겨워서 그만두겠지~ ~ (태권도와 킥복싱처럼..) 하고 가만 지켜보셨다는데,
그 딸아이는 아직도 주짓수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 ㅠㅠ

그리고 2021년 9월 8일, 퍼플벨트 승급 .

2021.09.08 보라띠로 승급!!! 이 흰색 매트가 벌써 그리워진다. 

사실 이번 띠 승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얼마 전(약 2달 전) 다니던 도장의 계열이 아토스에서 그레이시로 변했는데 승급 절차도 그레이시처럼 바뀔 거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36가지 기술에 대한 심사 절차가 생긴다. 이 기술들을 순서대로 시연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그레이시 미국 본사에도 보내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도 블루벨트 4그랄인 내 띠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심사를 보기 전까진 승급을 하지 않을 수 있어 차라리 다행이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띠 승급.
정말 벙쪘던 거 같다. 아니 관장님.. 이렇게 갑자기요??ㅜㅜㅜㅜㅜ
이렇게 또 마음의 준비가 1도 되지 못한 채 얼떨떨하게 새로운 색깔의 띠를 차게 되었다. 도장 이사가기 전, 이곳에서 마지막 운동한 날의 일이었다~~ (지금은 바닥과 벽이 초록초록한 새로운 도장으로 이전하였다.)

새로 이전한 도장. 초록색 매트에 초록색 벽.

5년 전엔 새하얗기만 하던 내 띠가 언제 이렇게 진한 색이 되어버렸지??
사실 퍼플이면.. 한국의 많은 주짓수 도장의 관장님이나 사범님의 벨트 색깔이기도 하다....덜덜.

그래도 파란띠 승급때처럼 부담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땐 정말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인 내가 이 띠를 매도 된다고? 너무 부담스럽고 무거운데.. 하는 부담감이 아주 상당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인 내가' 까지는 똑같지만 부담감, 중압감은 덜 하다.

더 열심히 하라며 엽과 준님이 선물하신 이름이 새겨진 보라띠 ㅎ.ㅎ 떙뀨
 새로운 도장서 첫 운동날.

사실 처음엔 주짓수 배우면 남자를 제압할 수 있으려나?? 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던 주짓수였던 만큼, 나보다 한~참 후배인 건장한 흰띠 남자에게 탭을 쳤을 땐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다.
예전에 이 주제에 대해 쓴 글이 있는데 불러와본다.. 2017년 글이라니;; 오랜만에 읽어보니 재밌다. 저땐 주짓수배운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배운지 5년 넘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남자 이기긴 힘들다..ㅎ
특히 체격이 큰 남자가, 주짓수 룰을 적용하지 않은 실제 상황에서 공격하려 할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빠르게 도망치는 거다..
2017.06.28 - 주짓수로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다?에 대한 생각.

주짓수로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다?에 대한 생각.

캬. 운동 끝나고 차가운 맥주 한캔 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오늘도 주짓수 갔다와서 땀으로 절은 몸을, 집에 와서 시원한 물로 빠른 5분 샤워를 하고 나서 맥주 한병 중이다. 약간 나른해진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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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운동을 오래 배우면서 - 함께하는 친구들과 이것저것 함께 시도하고, 즐기면서 하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상대를 이기려고 경쟁하려 하지 마라, 띠 색이 달라도 그 사람의 운동신경, 체급, 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니 나보다 레벨이 낮은 사람에게 질까봐 조급해하지 마라, 늘 상대를 배려하며 서로 다치지 않게 즐겁게 해야 함께 오래오래 갈 수 있다-
관장님께서 늘 해주시는 말씀이다.
덕분에 기술 말고도 여러 교훈들을, 마음가짐을 배웠다.
그래서 띠에 대한 압박감은 사라졌다 ㅎ.ㅎ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 누구 이기려고 하는 운동이 아니고 내가 좋아서, 퇴근 후 귀중한 시간내서 하는 운동이니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기면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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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그리고 이번에 5년 전 흰띠 빵그레이드 주짓수 완전 초짜 시절, 수원 도장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수원에서 도복입고 모임!! 나만큼 주짓수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마음이 잘 맞는 것도 있지만 우리를 이어줄 수 있었던 고마운 운동이다.
이번에 내 퍼플 승급이 있었으니 벌써 우리 다섯 중 네명이 퍼플벨트다. 각자의 도장에 가면 제일 고참이다.. 모이면 이야기의 절반이 주짓수 이야기인 우리 ㅋㅋㅋㅋ 성격도 성향도 오인 오색인 우리의 교차점은 주짓수에 대한 열정이다..

수원 그레이시얼리전스 도장 :)  주지떼라 오벤져스 ㅋㅋㅋㅋ  


생각해보니 이 운동을 이렇게 길고 오래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이 좋아서! 이다.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이 좋고, 이 운동을 가르치는 스승님이 좋으니까 도장 갈 맛이 난다.

내 파트너 현정언니랑 ㅋㅋㅋㅋ 마스크 없이 운동하고 싶네요.. 
이제 정은이도 실력이 많이 늘어서 스윕하기 까다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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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흰띠 시절엔, 너무 높고 멀게 느껴져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던 보라띠로의 여정도 시작되었다.
즐겁게 하고 있긴 하지만 화이트나 블루 때처럼 여러 기술영상 찾아보고~ 하는 열정은 사그라든 요즘. 열정이 불타오르던 그때의 마음을 회상하며, 앞으로는 조금 더 진지하게 임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마스크 없이 운동하고 싶다. 숨막힌다구..
코로나 때문에 벌써 2년 정도 못 나간 것 같은 주짓수대회도 나가보고 싶고 해외여행갈 때 캐리어에 도복 싸서 그곳 도장에서도 운동하고 싶다ㅋㅋㅋ 그때의 미친듯한 긴장감과 설렘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치게 될지 모르니, 시간이 주어질때 최선을 다해- 하고싶은 것들을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오랜만에 주짓수 승급글 쓰면서 예전에 썼던 주짓수 관련 글들 읽어보는데 새록새록하고 재밌다. 조금 귀찮더라도 지금의 감정들 기록해두는 습관을 가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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