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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라돈 생리대: 안전한 생리대는 어디에?

by Boribori:3 2018. 10. 16.
생리 이틀째.

이번 생리는 예정일보다 4일이 늦었다.

주말에 끝낼 수 있겠다 싶어 조금 기뻤었는데(?), 정확히 월요일에 시작.

생리 며칠 전부터 느껴지는 자궁통은 생리 첫째날에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둘째날은 조절할 수 없이 나오는 생리혈의 양과 무기력함에 모든 계획은 뒤로 제쳐두고

평소엔 달아서 잘 먹지도 않는 간식들을 까먹으며 누워있다.

그래도 나는 그나마 나은 편.

진통제를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기 전까진 괜찮아지니까.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 보게된 오늘의 tv뉴스.

생리대 라돈 검출.  그것도 법정 기준치의 10배가 나왔다고 한다.

라돈? 침대 매트리스에서 나와 한참 난리였던 그 발암물질 라돈?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라돈이 검출되었다는 브랜드는 '오늘습관'.

'친환경' '유기농 100% 순면'생리대란 타이틀로 요즘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생리대 유해물질 뉴스들로 불안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홍보를 하던, 그래서 일반 생리대보다 4배는 비싸다는 브랜드였다.

이 업체측은 언론(JTBC)이 발표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바로 반박을 하긴 했지만 뉴스를 본 소비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보도한 수치는 국가인증 수치가 아니라 저가 라돈측정기를 통한 측정이라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뉴스를 보고있던 그 순간에도 생리대를 차고 있었던 나로서는 저 보도가 사실이든 잘못된 자료이든 화가났다.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은 이번 오늘습관 생리대뿐만이 아니었으니까.

다른 유명한 업체들의 생리대 브랜드 대부분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발표됐으니까.

 

이젠, 쓰지 말아야 할 생리대를 찾는 게 아니라, 믿고 쓸 수 있는 생리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생리 주기가 바뀔 때마다, 생리통이 심한 달마다- 다른 것도 아닌 지금 사용하고 있는 생리대를 의심해야 하는 것,,

어이가 없다.

 

더욱 어이가 없었던 것은 오늘습관 업체 측이 해명한다고 했던 공지내용이다. 

 

#오늘습관 업체 측 해명

..

오늘습관 업체 측에선 이렇게 방사능 검출 시험 결과서를 첨부하며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안전한 수치가 나왔다며 설명하였다.

그런데 정작 언론에서 문제삼고,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는 라돈에 대해 안전한지 아닌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번 내용을 보도한 JTBC에선,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하는 '제올라이트'만을 썼다면 라돈이 검출될 리 없는데

검출된 걸로 봐서 '모나자이트'가 들어갔을 수 있다고 의심을 제기했다.

 

근데 오늘습관 측의 '반박'에선, 여기에 대핸 언급이 없다. 손해배상 법적대응을 할 거라는 말을 봐선 분명 억울하다는 것 같은데.

최소 자기들이 생산한 생리대에 모나자이트가 들어갔는지 아닌지에 대한 말을 해야 해명이라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저 '국가기관의 검증을 받았으니, 시험결과서 원본을 보고싶으시면 보세요'라고 대응?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이미 그 제품을 사서 쓰고 있는 소비자들은 라돈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해명도 없고.

해명할 만한 자신과 근거가 없다면, 원하는 소비자들에겐 환불해준다는 대책이라도 줘야 할 텐데 그조차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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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증 수치도 아닌, 라돈검출기 하나로 보도를 낸 JTBC역시 문제라고 생각한다.

라돈침대로 유명해진 대진침대는 그 물건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직접, 측정을 해서 언론에 제보를 한 것이었지만

이번 jtbc는 너무 성급했다 .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에 시험을 맡기고 나온 결과를 내도 되는데. 

언론은 파급력이 엄청 크다.

제대로 된 사실이 아니었다고 나중에 정정보도를 낸다 치더라도,

이미 라돈생리대라고 인식이 박혀버린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를 생각하기만 해도 거부감부터 들 수 있다.

이렇게 보도를 하며 널리 알리고, 따라서 국가가 행동하게 만드는 게 언론의 힘이다.

그러기에, 좀 더 정확하고 믿을만한 자료를 토대로 발표했으면.

 

애초에 이런, 국민들의 건강에 직결되는 제품에 대해 관리감독, 검수를 제대로 안한 정부기관이 사실 제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이러한 시험을 정해서 통과하지 못하면 제품을 판매자체를 못하도록 규제해야 되는데 그런 체계가 없다.

그러니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에선 별 생각없이 물건을 만들고, 그것이 잘못된 걸 모르지.

생리대나 침대같이 생활 밀착형이라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제품들은 성분표시를 의무화시키는 등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투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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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초경을 중2때 시작했으니 13년째 한달에 7일씩 생리대를 하고 있다. 정확히는 28일에 7일.

물론 익숙해졌다.

여자 평균 폐경나이가 50살이라 하니 앞으로 약 22년은 더 해야 한다.

 

계산해보았다.

- 평균 폐경나이: 50살

- 평균 초경나이: 12살

- 평균 월경 기간: 50-12 = 38년

 

여기서 월경이 30일 주기로 진행되고 한달 평균 7일 생리대를 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7*12*38=3192일, 3192/365= 8.74년

평균적으로, 여자는 기본 8~9년은 생리대를 팬티에 붙인 채로 살아야 한다.

평상시 생리를 하지 않을 때도 전후로 분비물 때문에 사용하는 팬티라이너까지 생각하면 이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그런데 생리대를 믿을 수가 없다.

가장 민감한 부위이며 구조상 체내와 바로 연결되는 여성 성기와 한달에 7일은 밀착되어 닿고있는 생리대에, 발암물질이라니.

매달 생리하는 것 자체도 지긋지긋한데.

그런데 생리대 때문에 생리통이 더 심해지고 암까지 걸릴 수 있다고?

...암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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