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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추석, 명절의 의미

by Boribori:3 2018. 9. 25.

추석이라는 명절이 다시 돌아왔다.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가 실감하는 날, 명절.

평소에 멀리 산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보기 힘들었던 가족들, 친척들을 오랜만에 보는 날.

 

그런데 즐거워야 할 명절이 스트레스 폭증 원인이고, 심지어 명절 후로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게 모인 대식구들의 매 끼니를 위해서, 게다가 죽은 조상들을 위한 음식들을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리고 쌓인 설거지를 해야하는데

누구는 허리가 저리도록 일을 하고 누구는 누워서 tv나 보고있기 때문이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 , 보고싶지도 않았던 어색한 친척들의 오지랖에 안부라는 명분의 불편한 질문들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기독교라-

추석이나 설날때면 지낸다는 얼굴도 모르는 조상들의 성묘나 차례- 제사같은 유교문화적 행사를 지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 저것 신경쓸 일이 많은 명절 상차림.

나이가 좀 들고 보니, 어렸을 적엔 그저 맛있겠다라고만 생각했던,

명절 음식하면 떠오르는, 상을 한가득 채우는 갖가지 종류의 다양하고 기름진 음식들은 이제.

수고스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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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예전엔 가부장적이었던 아버지께선

이젠 명절날 전 부치기를 혼자 전담하실 정도로 많이 변하셨다.

식구들이 아직 자고 있는 이른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셔서, 추석날 아침 가족들이 먹을 전을 부쳐놓은 아빠.

 

이런 변화는 곧 가정의 평화로 이어졌다.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이 아니라 당연히 나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마인드.  

 음식을 차리기 위해 수고한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는 감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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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이 모이는 즐겁고 따뜻한 날이어야 한다.

이 날이 부담과 스트레스와 갈등의 원인이라면, 귀중한 시간을 내서,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반나절을 버려가며 모일 이유가 없다.

그냥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게 백배 천배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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