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4.
주짓수를 배운이래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한 날이다.
제1회 아토스코리아 전국 주짓수대회.
장소는 전북체육고.
아침6시반에 출발해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다.
이번에 우리 도장에선 나를 포함해 20명이 선수로 참가했다.
계체가 조금 미뤄져서 계속 스트레칭을 했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되었다
(관장님 아내분께서 찍어주신 사진 엄청 마음에 든다 ㅎㅎㅎ)
이번 대회엔 관장님아들 윤이를 포함해 귀여운 초등부아이들도 많이 참여했는데 조그만 몸집으로 경기를 하고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이날 A매트 심판이셨던 관장님^^ 멋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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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 못할- 생전 처음, 주짓수대회에 참가하고 느낀점들을 적어볼까 한다.
주짓수를 배운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대회에는 참가는커녕 구경조차 가보지 않았었다. 이런저런 핑계로.
시합참가는 사실 예전부터 고민했었는데, 이는 그냥 고민으로만 끝이 났었다.
아직 대회에 나갈만큼 실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았고 배우면 배울수록 부족한 게 많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좀 더 연습해서 실력이 늘면 그때 나가봐야지, 하면서도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었다. 할수록 어려웠기 때문 ㅜ^ㅜ
사실 실력보다는 대회 전에 끼어있는 크고작은 일들때문에 체중조절이 쉽지 않을거야~ 훈련을 제대로 못할거야~라며 합리화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현재 내가 속해있는 아토스코리아 팀 내에서 개최하여 규모가 크지 않아 부담없이 출전할 수 있는 좋은기회라고 하셔서- 용기를 내어보게 되었다.
대회준비를 하면서는 퇴근후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운동량이 많아진건 아니었는데
수련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
내 신체에 좀 더 효율적인 기술이 무엇일지, 실전에서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일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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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
뭐든 '처음'은 좀 더 긴장되고 떨리는 것 같다.
이번 시합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과 대련을 하는 스파링은 여태 많이 해봤었는데,
매일 운동하는 공간인 우리 도장에서 혹은 가끔 교류훈련으로 다른 도장에 가서 하는 것과,
많은 사람이 구경하는 시합매트 위에서 처음보는 사람과 하는 건 완전히 달랐다.
다른 선수들 경기만 보고 있어도 계속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렸고 내 차례는 언제올까 연습한만큼 잘할 수 있을까, 긴장되었다.
여자들 경기가 더 사납다고 들었는데 다치진 않을까, 5분경기인데, 탭을 치지 않게만 버티고 싶다, 아니 한판이라도 이겨보고싶다 여러 잡다한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선 총 세 경기를 했는데 상상했던 플랜대로 된 경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
특히 첫 경기는 가장 긴장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쿰바치!하고 경기는 시작됐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긴장해서 몸이 잘 안 움직이니, 더욱 당황스러워져서 더 긴장이 되었다.
도장에서는 몇번 연속으로 스파링을 해도 거뜬했었던 체력이 시합매트 위에선 초고속 LTE방전이었다.
사이드와 마운트를 잡혔을 땐 너무 좌절스러워서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과 지금 포기하면 후회가 많이될 것 같아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정신력으로 버텼다.
첫경기가 끝나니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었고 손은 수전증처럼 덜덜 떨렸다.
그런데 두번째 경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시작한다고 했다.
세번째 경기도 두번째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했다.
(이건 아토스에서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대진표에 따라 여러 경기를 해야 하는 선수들은 예선, 본선, 결승 등을 연달아 하는 건 엄청난 부담이다.
심적 부담이 아니라 몸에 힘이 없어 하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
그래서 한 체급의 모든 경기를 한꺼번에 하는 것 보다 예선을 했으면 그 후 본선은 좀 텀을 두어 했으면.)
그땐 떨린다기보단, 너무 힘들고 지쳐서 어떻게 경기를 하지? 하는 생각뿐이었다.
힘이 없으니 알고있는 기술도 쓰기가 힘들었다.
상대의 기술에 걸려도 벗어나기가 그렇게 힘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한다는건 아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느낌..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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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경기들은 하려고 했던 플랜대로 하나도 되지 않았고 살아남아야겠다는 투지로 했던 것 같다.
긴장이 되고 흥분이 되니 심장박동과 호흡이 엄청 빨라져서 에너지 낭비가 엄청 심했다.
주짓수실력뿐만 아니라 마인드컨트롤, 체력, 근력의 중요성을 아주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던 대회였다.
이렇게 작은 대회에서도 이리 떨리는데 tv중계도 하고 수많은 관중들이 보는 곳에서 하는 선수들의.. 빠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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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나가서 참 많은 걸 배운 것 같다. 시합을 준비하면서도, 시합을 하는 도중에도, 시합이 끝난 후에도.
체육관 안에서는 배울 수 없는.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알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
내 자신이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다음 대회때는 지금보다 좀 더 발전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OSS.
이 날 누구보다 고생하신 관장님, 늘 훌륭한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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