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여행/러시아-블라디보스톡

블라디보스톡 수프라, 2인 5메뉴 그 후..

by Boribori:3 2019. 2. 10.

 

블라디보스톡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수프라.

여행 마지막날, 공항 가기 전 간 식당이었는데 정말 여러모로 기억에 남아서 후기를 쓴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현지인 친구도 추천을 하길래 한번 가보자..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떻게 늘 변수가 생겨 가지 못했었던 곳.

사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고 해도 찾아가봤다가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이후 딱히 찾아가진 않았었다.

이번에는 너무 추워서 어디 멀리 걸어다니지도 못하고 블라디보스톡 시내 자체가 작기도 하고, 딱히 공항가기 전까지 할 것도 없고 해서

5박 6일 여행의 마지막 날인 6일날 점심에 가보게 되었다.

 

오픈시간이 12시인데 우린 12시 15분 쯤 도착했었다. 다행히도 웨이팅은 따로 하지 않았다.(많이 기다려야 했다면 딴곳으로 갔었을 것이다.)

오픈시간 20분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테이블이 거의 만석이었다. 뭐지...?

주말도 아니고 평일 점심시간인데.

어쨌든 기다리지 않고 바로 테이블을 안내받아 기뻤다.

아. 여긴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입구에서 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준다. 아주 반갑게.

그리고 외투 받아주는 직원이 겉옷을 받아 번호표를 주면서 옷을 드레스룸?에 걸어준다. 캐리어도 여기 같이 맡겼다. 

그리고 테이블로 안내받자마자, 잘생긴 직원이 와서 꽤 유창한 영어로(오.. 블라디보스톡에서 영어 잘하는 직원은 찾기 힘들던데.)

뭘 마시고 싶나요? 와인? 맥주? 하고 주문을 받는다. 뭐지, 웰컴드링크인가 했다.

아무 생각없이 친구는 와인, 나는 비어! 라니까 드라이? 스윗?  / 다크? 라이트? 하고 환하게 웃으며 묻는다.

그리고 시키고 2~3분만에 바로 음료를 갖다준다.

(이것..웰컴드링크 아니고! 한잔당 450루블 받는다. 러시아 식당 평균 물가보다 훨 비싼 가격.)

여기에 또 한번 감동. 여태 경험했던 블라디 내 식당들은.. 음식 갖다주는 속도가 매우 느렸었는데.

여긴 모두가 빠릿빠릿한게 식당 주인이 한국인인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았다.

 

 

음료를 마시는동안 메뉴판을 보며 골랐다. 오.. 한국어메뉴판!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왔으면..ㅋㅋㅋㅋ

우린 2명이었지만 메뉴 5개를 골랐다.

그리고.. 식당에 정말 많았던 손님들 때문에 요리가 꽤 늦게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빨리 나왔다.

직원들이 정말 많고 일을 척척척 하나보다.

 

전채요리로 바드리드자니(badrijani).

커드치즈를 가지에 말아 만든 치즈롤요리.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고 괜찮았고 맥주 안주로 잘 어울렸다.

 

그리고 친구가 먹어보고 싶다해 시킨 송아지하쵸 수프.

조지아 전통 송아지고기 수프라 한다.

고기도 부드럽고 국물도 얼큰한 게 괜찮았다.

그리고 조지아식 만두인 힌깔리.

사실 우리는 .. 4개나 시켰었는데 옆옆테이블 한국인분께서 갑자기 우리 테이블로 오시더니 .. 만두 3개나 주고가셨다 ㅠㅠ

뭣도 모르고 너무 많이 시켜버렸다고.. (사실 우리가 더 많이 시켰었는데.. 우린 너무 배고팠으므로 고맙게 받았다. 메뉴 5개나 시켰다곤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다.)

 

힌깔리 속을 채우는 소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린 새우, 양고기, 송아지고기가 들어있는 걸 시켰다.

(음.. 뭘 먹을까 하며 고민하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뭘 고민하냐고 다 먹어봐야죠!하는 것에 넘어갔다.)

새우 힌깔리. 개인적으로 이게 가장 맛있었다..!! 진짜 맛있다 ㅎㅎ     이거 하나에 140루블.

송아지고기 힌깔리는 내 입맛엔 아니었다. 좀 짜고 텁텁했다.

 

그리고 다른 식당가서도 먹어본 하차푸리라는 조지아식 빵. 

빵 안에 멜팅치즈와 계란 노른자가 들어가있는데 처음 먹을 때는 고소하고 맛있는데 느끼해서 금방 질린다.

맛집 검색하기 귀찮아 구글맵보고 근처에 있어 찾아간 투 조르지안이라는 식당에서 시켰던 게 더 느끼하고 양이 많았다.

여기건 그냥 쏘쏘! 이왕 느끼하려면 더 팍 느끼해야지ㅋㅋㅋ

쭉쭉 늘어나는 치즈.. 솔직히 맛없을 수가 없는 재료들만 들어가있다.

 

그리고 샤슬릭.

샤슬릭은 바베큐, 화로구이 뭐 이런 뜻인 듯 하다.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송아지고기 중 우린 평소에 잘 먹지 못하는 양고기를 시켰다.

 

양고기는 사실 별로였다.

소스는 맛있었는데 고기는 약간 질겼고 별로.. 우리나라식 양꼬치가 더 맛있당..

그래도 찍어먹는 소스랑 양파, 고수가 마음에 들었다.

하.. ㅈ처음에는 배고파서 5메뉴나 시켰는데 먹다보니 배불러졌다.

그래도 여행 마지막날인데 그때 더 먹고올걸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었다.

결국 클리어.

이렇게 먹고 3150루블 나왔다.

팁으로 350루블 해서 총 3500루블. 3500루블이면,,전날 먹었던 킹크랩의 약 2배나 되는 가격이다

여긴 서비스가 진짜 좋긴 해서 안 그래도 팁을 주려고 했는데

직원분이 빌지 가져올때 팁 가격을 알아서 계산해 주시며 총 이만큼 내야한다고 알려주셨다.

러시아는 팁이 없는 문화라서 팁을 내든 말든 손님의 마음인데 여긴 좀 강요하는 것 같아서 좀 그랬다.

 

왜 수프라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는 알 것 같았다.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와 예쁘고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

그런데 음식 맛은 내가 간 다른 식당들도 다 맛있었고 가격도 더 저렴했다.

또한 웰컴드링크인 척, 처음 앉자마자 메뉴 고르기도 전에 물어보는 비어?와인? 물어봤던 직원..

우리가 조금시킬 것 같으면 이거저거 더 추천하면서 더 시키게 만든 그 잘생긴 직원!

가게의 매출에 한몫 제대로 할 것 같다.  홀린 듯 털린 느낌이다.

말도 안해주고 한잔에 450루블이라니- 무슨 맥주값이 음식값보다 비싼지/

 

메뉴 5개시키고 술도 한잔씩 한 가격치고 3500루블(6만원)이면 우리나라 물가 생각하면 절대 나쁜 가격 아니고

맛도 괜찮았지만

다시 블라디보스톡에 가게 된다면

이 돈내곤 그냥 킹크랩이랑 곰새우를 먹을 것 같다!

 

이거 먹고 너무 배불러서 굴러다니고 싶었지만

밖이 추워서 그럴 수 없었다ㅠㅠ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