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장사상충 D. immitis 감염 경로/원리 이해하기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다, 의료사고로 사랑하는 강아지를 잃고 쓰는 두번째 글.
첫번째 글은 아래 링크에.
2020/09/22 - 심장사상충 치료중 사망. 이미티사이드(IMMITICIDE)의 위험성.
이번엔 이 기생충의 감염경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정리해봤다.
#Dirofilaria immitis(개심장사상충, 디로필라리아 이미티스)
심장사상충(heartworm)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기생충의 학명은 Dirofilaria immitis.(이하 D.immitis)
심장 관련 질환을 일으키고 가느라란 실(실 絲) 모양을 닮았다 하여 심장사상충이라 불린다.
심장장사상충은 D.immitis말고도 D. repens, D.tenuis등 여러 종이 있지만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증상을 보이는 개들에게 가장 많이 보이는 종이 D.immitis.
그래서 D.immitis는 개심장사상충이라고도 불린다. 이것에 감염된 개가 보이는 증상을 디로필라리아증(dirofilariasis)이라고 한다.
D.immitis 성충은 보통 폐로 들어가는 혈관인 폐동맥에 자리잡는다.
폐동맥을 이 기생충들이 막아버리면 심장에서 펌핑한 혈액이 폐로 잘 가지 못해 결국 심부전증*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심부전증: 심장이 각종 장기와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혈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 총칭)
#최적의 숙주, 개
D.immitis의 가장 좋은 숙주는 개, 늑대, 코요테 등 개과 동물. 고양이나 족제비, 여우 등 다른 종에게서도 종종 발견되고 아주 드물게 인간에게도 발견되긴 하지만 D.immitis의 유충이 성장하여 번식이 가능한 성충이 되어 새끼들을 또 깔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은 개.
심장사상충의 예방은 정기적으로 예방약을 먹이거나 바르면 되는데
그냥 먹이기보다 기생충 감염 원리를 이해하는 게 여러 모로 훨씬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심장사상충 감염 경로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물면서 전파된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동물의 피를 빨아 감염된 모기가 다른 숙주의 피를 빨면서 D.immitis의 3기 유충이 모기로부터 숙주로 이동한다. 모기에서 숙주로 이동한 3기 유충은 4기, 5기를 거쳐 성충으로 성장한다.
(심장사상충의 유충(filarial larvae)은 성장기에 따라 4기로 나뉜다. (아래 그림에선 1기, 2기, 3기,4기 유충을 각 L1, L1, L3, L4로 표현.)
3기~4기 유충은 모기가 숙주를 물었던 피부 근처에서 자라다가 4기때부턴 혈관을 뚫고 들어가 결국 폐와 심장까지 들어가게 되는 것.
즉, 심장사상충의 유충은 1~3기를 모기의 몸 속에서, 그리고 3기 유충은 모기를 통해 강아지를 감염시켜 강아지의 몸속에서 성충까지 자라고 번식도 한다.
(따라서 모기가 살지 않는 매우매우 추운 지역에서 개를 키운다든지, 혹은 강아지가 모기에 물리지 않을 거라는 100% 확신을 할 수 있다면 심장사상충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성충이 되기 전까진 강아지는 이들 기생충으로 인한 어떠한 증상도 나타내지 않을 뿐더러 혈액채취를 통한 심장사상충 진단키트(암컷 성충만 감지)로도 감염여부를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 감염후 6~7개월 정도가 지나면, 암수 성충들은 짝짓기를 하고, 암컷은 Microfilaria(마이크로필라리아)라는 유충을 낳는다.
(성충들의 수명은 5~10년 정도되며 암컷의 평균 길이가 230~310mm정도, 수컷이 120~190mm 정도라 한다.)
microfilaria는 말초혈액 내에서도 돌아다닐 수 있을만큼 크기가 작아 감염된 개를 모기가 물어 피를 빨때 같이 딸려올라갈 수 있게 피부쪽 혈관으로 간다.
microfilaria는 모기 몸속에서 약 2주 정도 1기~3기 유충까지 성장하고 3기가 되면 모기의 침샘 쪽으로 이동해 모기가 다른 숙주를 물때 숙주 몸속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반복 또 반복되는 것.
모기가 문 그 숙주가 '개'라면 이 심장사상충이 살기 최적의 조건인 것이다.
.
.
이렇게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통해 전염되며 모기 체내에 있는 동안 L3로 성장한다.
그런데 L3로 성장하기 위해선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바로 온도.
약 20도 이상의 따뜻한 온도에서 L3로 성장할 수 있으며(성장속도는 따뜻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 14도 이하로 내려가면 성장이 멈춘다고 한다.
기온이 14도 이하가 되면 성장이 멈추고, 생활사는 중지된다.
따뜻하지 않은 환경에선 성장이 멈추기 때문에 모기에 물려 감염이 된다 하더라도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지 않기에
체내에서 번식도 일어나지 않아 기생충 개체수가 늘어나진 않는 것.
아래 링크자료는 심장사상충 감염경로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놔, 이해가 잘 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3XP92QliwgQ
어쨌든 숙주로 들어간 유충이 성충으로 성숙되는데까지 약 6-7개월이 소요.
모기로부터 감염된지 6~7달이 지나면 이 기생충들은 숙주의 몸속에서 번식을 시작하는 것.
정말 끔찍하다.
#심장사상충 예방(?)약
심장사상충 예방법엔 한달에 한번 약을 먹이는 내복약을 사용하거나, 피부에 바르는 약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여러 회사에서 만든 다양한 약들이 있지만 주성분을 잘 보고 본인이 키우는 견종에 맞게 잘 결정해야한다.
(예: 이버멕틴을 주성분으로 하는 하트가드(오리지널)나 하트캅(제네릭)은 콜리나 잉글리시쉽독 등의 견종엔 부작용이 심하므로 먹이면 안 된다.)
그런데 말이 예방약이지, 사실 이미 모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온 심장사상충 3기~4기 초기의 유충들만 죽이는 역할을 한다. 3기~4기 초기의 유충들은 피하쪽에서 성장중에 있기에 , 아직 폐혈관 쪽으로 가기 전이며- 유충들이 좀더 성장해 혈관을 뚫고 심장쪽으로 가버리면 .. 이 예방약들은 소용이 없다는 것.
즉, 이런 약으론 이미 성충으로 자라버린 D.immitis들은 죽이지 못한다.
(성충이 된 D.immitis는 Immiticide라는 독한 약을 주사해서 죽이는데 굉장히 약이 독해 개의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약에 대해선 맨 위 링크 참조)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 주사로도 못 죽이고 외과적 수술을 해서 물리적으로 기생충을 제거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JPwhvlEo
.
.
어떠한 병이든 치료과정은 힘들다.
특히 심장사상충은, 사람조차 물리는 걸 피하기 힘든 모기에 의해 전파되기에 ,
그리고 한번 감염되면 죽음에까지 이르게하는 무서운 병이므로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아파도 말도 못하는 우리 사랑스런 멍멍이들, 아프지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예방약 꼬박꼬박 잘 챙겨주자,,
#투약, 1달에 한번??
많은 수의사들이 1달에 한번은 심장사상충약을 먹여야된다고 한다.
그런데 1달에 한번 먹여야된다는 건 미국심장사상충협회에서 제약회사에서 돈을 받고 광고를 해주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수의사들도 있다.
심장사상충약이 간에 무척 치명적이고 부작용을 많이 초래해 반드시 휴약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날씨가 1년 내내 14도 이상인 지역에선 두달에 한번,
그 이하로 내려가는 겨울이 있는 지역에선 1년에 4번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물론 논란이 많은 내용이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아래는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x4CjjED6aYc&t=1388s
글이 길어져 심장사상충 예방약 종류와 비교 글은 다음 포스팅에 이어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