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줄 알았던 푸켓 우기 비내리는 피피섬투어..(23.09.10)
이번에 태국, 그것도 푸켓에 온 이유였던 - 피피섬투어를 한 날에 대한 회고록(???).
우리가 푸켓에 간 날은 9월 초중순으로 태국의 우기(몬순시즌)에 속한 날이었다. 물론 날씨가 좋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도 알고 갔다. 그렇지만 그냥 날씨요청의 운을 믿어보기로했다. 날씨가 좋지 못하면 구냥 망고랑 구아바 까먹으며 놀지 뭐~ 하면서,,
사실 뭔가 이상하긴 했다. 방콕을 경유해 가는 비행기를 탄 우리는, 인천공항 출발시 비행기 내 가득찼던 한국인들이- 전부 방콕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는데 읭?싶었다. 방콕에서 푸켓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탄 한국인이 정말 딱 우리뿐이었던 것이다.. (우기에 갈거면 푸켓(예쁜 바다로 유명함)을 왜가??하는 잘노는 한국인들의 선견지명이었음을..)
뭐 어찌되었든.. 그래도 하루 정돈 비가 안오는 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안고 도착한 푸켓공항.
9월8일 이른 아침에 도착한 푸켓은 그날 하루종일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오~그래서 하루종일 돌아댕기다 괜찮겠다! 하고 씨카누 투어를 9월 9일 일정으로 신청했다.
9일날 날씨도 미친듯이 맑고 쨍했다. 이렇게나 놀랍도록 푸른 하늘이라니~~
워 좋아쒀!! 이대로라면 피피섬 갔다올 수 있게쒀!!!! 우리의 기대감은 점점 커져서, 9월10일자로 피피섬투어를 예약하기에 이른다.
KLOOK통해 예약했고 피피섬/마야섬/뱀부섬 섬 3개를 스피드보트로 돌아볼수 있는 투어였다. 그러나 마야섬은 못갔다. 우리가 갔을때가 환경보존을 위해 두달간(8~9월) 폐쇄하는 기간이었기 때문.
그리고 대망의 10일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세찬 빗소리에 잠이 깼다.
어라..비가오네..
그것도 많이..아주 우렁차게 왔다 . 부디 일시성 소나기였으면,, 곧 그쳤으면,,하는 희망을 이때까지 놓치않았다. 왜 하필 오늘..
어쨌든 저 비를 뚫고 다녀왔으니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들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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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이번 투어를 다녀오며 내가 생각하는 챙기면 좋은 것 & 별필요없는 것을 나눠본다
<챙기면 좋은 것> : 썬크림, 고프로(OR 핸드폰 방수팩), 물안경, 썬글라스, 비치타올, 갈아입을 옷, 샌들, 소정의 현금
- 핸드폰 방수팩은 집합장에서 팔긴 하나 꽤 비싸다(만원넘었던듯)
- 난 특히 라섹 이후 강하고 밝은 빛에 눈이 너무 약해져 바다나갈땐 꼭 선글 챙긴다
- 물에 젖으면 추워질 수 있으므로 갈아입을 옷
-비치타올: 보트로 이동하면서 수영할 수 있는 시간이 3번정도 주어져서 아 난 이제 더이상 수영안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갈아입으면 되는데 난 끝까지 수영해야지~하는 사람한텐 너무 좋음.. 수건보단 몸을 딱 감쌀 수 있는 비치타올 최고 (호텔에서 빌려달라하면 됨)
- 간식사먹을 수 있는 자유시간이 있으므로 현금 챙겨가자(보트에 가방 놓고 안가져와 옥수수 못사먹은 1인)
- 물놀이할때 벗겨지기 쉬운 슬리퍼보단 샌들이 좋다 (근데 플립플랍 신고간 1인..^^)
<별필요 없는 것> : 아쿠아슈즈
- 액티비티가 수영이나 스노클링이 전부라 슬리퍼만 아니면 신발 벗겨질 위험은 없음. 아쿠아슈즈 안가져갔다면 거기서 살 필요는 없다, 구냥 조심해서 바닥 잘보고 걸어다니면 됨 (스노클링스팟에 성게가 꽤 많이 보이긴 함... 사실 내 남푠은 맨발로 수영하다 엄지발꾸락에 성게가시 하나 찔림... 맨발은 조심 필수ㅠㅠㅠ) . 나 역시 플립플랍(쪼리) 신고 투어 내내 돌아댕김
#스케쥴
스케쥴은 klook에 나와있는 거랑은 순서가 완전 달랐다. 집합장에서 가이드가 열심히 잘 설명해준다. 우리 가이드 이름은 몰리였는데 영어가 굉장히 유창하시고 밝고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분이랑 배도 같이 타고 투어 내내 함께했음.
<피피섬투어 실제스케쥴>
7:40 호텔로 셔틀차량 픽업
8:20 집합장 도착
8:20~9:20 집합장에서 자유시간(거기서 주는(빵/커피 정도 간단한 뷔페식) 간단한 조식 먹고 보트타기 전 가이드 설명듣기)
- 이때 화장실 꼭 갔다오자.. 스피드보트에 작은 화장실이 하나 있긴 하지만 좁고 배가 막 움직여 용변보기 어렵다..
9:20~10:20 보트타고 피피섬 도착해서 구경하기/ 300바트 내면 롱보트타기 체험 가능
10:30~12:00 중간에 몽키섬 들려서 원숭이들 구경하고 중간에 스노클링포인트 들려서 수영타임 있음
12:30~13:30 점심식사(Phi phi cliff beach resort)
14:00~16:00 뱀부섬에서 자유시간
16:00~17:00 보트타고 다시 집합장으로
여기서 가이드가 강조한 것 핵심포인트 세개.
1. 발조심
스노클링할때 바닷속 성게나 조개 등에 발 찔린 사람이 꽤 있으니,, 발 안다치게 조심해라
(바로 옆에 아쿠아슈즈를 팔고있음. 이 설명듣고 사람들 우르르 몰려가 아쿠아슈즈 사러감..)
2. 원숭이조심
-몽키섬 도착하고 먹을걸로 원숭이 자극시키지 마라.. 사람한테 친화적이지 않아 우린 보트위에서 구경만 할것이다. 먹을거보면 흥분해서 수영해서 보트로 넘어와 공격할 수도 있음. 치료비는 본인부담이다
3. 화장실
보트 타기 전 화장실 꼭 들리는게 평온히 볼일보기 좋을 거다. 배에 화장실 있긴있으나 좁기도 하고 보트가 이리저리 움직이니까..
(그래도 보트 내 화장실,, 생각보단 괜찮았다. 냄새 많이 난다는 후기가 많아서 걱정했으나 냄새 안남. 다만 물 내리는게 펌프식으로 몇번 손잡이 잡고 퍼올려야해서 번거로웠음)
이제 설명을 다 들었으니 보트로 이동한다. 여전히 비가 오네..
가이드 몰리는 그래도 피피섬 도착하면 비가 그칠 수도 있다고, 사람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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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피피섬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이 쏟아지는 비.. 그리고 심상치않은 바다의 울렁거림,,
보트타고 한시간 정도 갔을까? 첫번째 구경스팟인 Lohsama bay쪽에 갔는데 파도가 점점 심해져 우리의 보트도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요동을 쳤다. 처음에 가이드도 날씨때문에 여기 딱 5분만 머무를건데 짧게라도 보고싶은사람은 보트머리쪽으로 가 구경하라했는데 20명정도 되는 일행 중 한명도 구경하러 안갔다. 아니 못갔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바로 넘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요동치는 보트에 탄 ,, 일행들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더니 급기야 몇명은 화장실쪽으로 입을 틀어막고 화장실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화장실은 하나밖에 없어서 검은 비닐봉지로 대신해야했다. 처음엔 몇명이었는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멀미를 호소했다 ㅠㅠ 일행중 1/3이상이 그랬던 것 같다. 나랑 신랑은 멀미약 한알도 먹지 않고 배를 탔지만 우린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신기.. 그만큼 배가 기우뚱거리는게 심해서 이곳을 바로 떠났다. 섬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도 못했당 ^^*
그리고 이 요동치는 bay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보트는 이동했다.
몽키섬으로.. 이동했는데 비가 많이와서인지 몽키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고(사실 난 보트에서 일어나지도 않아서 그저 전해들은 바일 뿐) 여기도 파도가 쳐서 5분도 채 안되어 또 바로 다음 스팟으로 이동했다. 이게뭐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사진조차 없음..)
그리고 어쩄든 세번째 목적지에서 또 배가 멈췄는데 우리 모두는 기대감이 1도 없었다. 이미 이 투어는 ㅈ됐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바였기 때문이다. 다들 배멀미로 지쳐보였다. 근데 세번째목적지는 신기하게 파도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잔잔했다.
가이드는 말했다, 여기서 1시간정도 자유시간이야~~ 여기서 롱보트타는게 엄청 인기인데 누구 탈 사람?? 300바트만 내면 돼~~
근데 비가 너무 내리고 있어서 아무도 안탄다고 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와중에 딱 한명이 롱보트 타겠다고 했는데 그게 1명 뿐이라.. 가이드가 알아보고 오더니 1명이면 프라이빗투어 적용돼서 1000바트 넘는다고 했다 ㅡㅡ;;;그래서 그분 안탄다고함..
이게뭐람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시간 여기서 있어야하는데 아무도 자기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직 모두들 배멀미 여운에 시달리는 것 같았다.
우리 모두는 생각헀다. 아, 이 투어는 정말 ㅈ됐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그러자 가이드가 우릴 독려했다.
여기가 지금 비는 많이 와도 물속은 따뜻하고 잔잔하니 한시간동안 보트에 앉아있는것보단 수영하는 게 어떠냐구,,
그렇게 우린 비내리는 피피섬에서 비를 맞으며 수영을 하게되었다. 유후~~ 그리고 정말 물속은,,따뜻했다!! 신기해 ㅎㅎㅎㅎ 비와서 더 따뜻해진거라한다.
게다가 생각보다 물고기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보트를 다시 타니까 이번엔 스노클링포인트로 이동했는데 여기가 정말 대박이었다.
이렇게 깨끗한 바닷속은 처음봤다. 비가 이렇게 내리는데, 물속이 이렇게나 투명하게 잘 보이다니.. 감동 그자체였다 .
해가 쨍쨍한 푸른 하늘날씨어야만 햇빛을 받은 바닷속이 잘보이는 걸로 알고있었는디.. 내가 알고있던 생각이 깨지던 순간이었다.
코로나판데믹 오기 전에 갔었던 필리핀 세부/보홀 바다나 저번 신혼여행으로 갔다온 칸쿤 바다보다,,훨씬 아름다웠음. 여태 봤었던, 스노클링 했었던 바닷속 중 가장 이쁘고 깨끗했다. 물고기들도 엄청 많고 산호들도,, 아니 이게 날씨가 이렇게 흐리고 비오는데도 이렇게 보이는 게 말이되남? 싶었다.. 이 투어는 ㅈ됐음 취소!!!
웅이랑 나는 미친듯이 게속 물속을 돌아다녔다 ,,, 그런데 물이 맑아 빛나는 성게들도 많이 보였다 , 신랑도 여기서 성게에 엄지발가락 찔렸는데 결국 어떻게해도 빼지 못했다.. 성게가시,,한번 박히면 빼기가 정말 까다롭다. 빼려고 할수록 속으로 들어가서 이제 성게가시와 물아일체가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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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점심을 먹는다. cliff beach resort 건물 안에있는 식당이었다. 꽤 넓었음. 이것도 뷔페식이었는데 가짓수는 매우 적었으나 전부 다 내 스타일이었다. 간이 세지 않고 건강한 맛이라 많이 먹어도 자극적이지 않아 질리지 않았다(얼마나 많이 먹었으면..) 토마토스파게티도 소스가 마트에서 파는 소스가 아니라 진짜 토마토들 직접 갈아낸 맛이라 좋았음 ㅠㅠ
특히 똠양꿍,,,, 대부분 식당에서 판매하는 살짝 걸쭉한 국물이 아니고 맑은국물이고 뜨끈뜨끈해서 물놀이에 지쳤던 심신을 회복시키는 보충제같았다. 그래서 첫번째 떠온거 흡입하고 3번 더 국물로만 가득채워 퍼다 먹었다. 똠양국물흡입러..
점심으로 배를 채우고 우린 또 이동한다.
세번째 스노클링포인트로~.~ 그곳이 바로 뱀부아일랜드였다.
사실 여길 스노클링포인트라고 내려줬을땐 읭????싶었다. 그냥 모래사장있는 해변같고 물은 물속 하나도 안보일거같이 생겼는디.. 그래서 우린 이미 오전에 계속된 수영으로 지쳐있기도 했고 그냥 여기선 쉬려고하기만 했다. (웃긴 게 투어 끝나갈때쯤 되니 비가 그쳤다^^*) 그리고 이름만 뱀부섬이지 대나무가 단 한그루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이름이 실수로 잘못 지어진거라고 한다 ㅡㅡ;;
근데 그러기엔 자유시간이 길기도 했고 (거의 1시간반..) 보트에 돈을 두고와서 간식도 못사먹고 정말 할 게 없어서,, 또 수영을 하게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겉으로봤을땐 색깔도 별로고 다 별로인 것 같은 이 해변이,, 잠수하니까 또 예쁜거다.
여태 내가 알고있었던 바닷속 세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던 곳, 피피섬..
수영을 마치니 오후4시. 이제 다시 육지로 돌아갈 시간이다. 가이드분이 돌아가는 길은 아까 여기로 올때보다 더 울렁거릴거라고, 롤러코스터 탄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진짜였다. 롤러코스터탈때 딱 그 자유낙하해서 심장 내려앉는 느낌이 여러번들었다. 그래도 아까 여기올때 배멀미로 고생한 사람들도 이제 적응이됐는지 다시 돌아가는 길엔 모두 즐겼다. 한시간정도,, 비싼 놀이기구를 탄 느낌이어서 뭔가 뿌듯하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 (사실 웅이랑 칸쿤에서,, 이렇게 5분짜리 디스코팡팡느낌나는 스피드보트타려고 줄 대기만 1시간을 했었는데.. 이걸 이렇게 길게 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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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결국은 좋았던 피피섬.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비가와서 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까직도 배멀미로 화장실 뛰어가던 투어 일행들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파도때문에 울렁이는 배 위에서 '우리 모두 한 배를 탔어' 하고 운명공동체가 되어 ㅈ됐음을 함께 공감하던 그 느낌도 생생하다. 햇볕이 없으니 피부도 타지 않았고, 햇살이 없어도 물속은 아름다웠고..
그래도!!!
날씨좋은 날 오면 얼마나 더 예쁠까 싶다.다음엔 날씨요정 힘을 빌려 꼭 다시와야지. 웅이가 정말 가고싶어했던 마야섬도 폐쇄가 풀렸을때,, 꼭 다시오자!!!
여행은 행복과 함께 이렇게 큰 아쉬움을 남기고간다.
그래도 '다음'을 생각할 수 있으니 그게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