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여행#7 렌트카 빌리고 주차위반 벌금낸 눈물나는 후기
2023년 3월 12일은 11박 12일 칸쿤에서의 신혼여행 마지막날 하루 전이었다.
그리고 그 하루 전, 3월 11일은- 열흘간의 신혼여행동안 찍은 모든.. 물속에서의 그리고 강렬한 액티비티를 하며 찍은 추억이 담겼던 고프로를 잃어버린 날이었다. 수백개의 사진, 영상들을 찰나의 실수로 빠빠이해야했던 슬픈 날이었다. (3/11.. 셀하에서 종일 고프로 찍으면서 놀다가 다 놀고 탈의실에 옷 갈아입다가 잠깐 어디 둔 사이에 누가 가져감;;)
그걸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타러 가는길에 깨닫고 다시 되돌아가 직원에게 부디 찾게해달라고도 징징대보고 메일도 남기고 전화도 하고 했으나 결국 못찾았다는 회신을 받았다 .
상실감에 무기력해졌다가도 그래도 신혼여행 마지막을 이렇게 보낼 순 없어서 잃어버렸던 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잊어버리고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재밌게 채우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3월 12일 아침이 밝았다. 아직 자고 있는데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렌트카를 빌렸다고.. 그래도 남은 하루동안 렌트카 타고 가고싶은 곳 마음껏 돌아다니며 알차게 보내자구. 그리고 그 전에 고프로 잃어버렸던 곳에 한번만 더 가보자고..
장난인 줄 알았으나 실화였다. 평소에 아침잠이 엄청 많은 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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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갔던 렌트카 업체는 Playa del Carmen에 있는 Price Car Rentals라는 곳이었다. 당시 우리 숙소(Thomson Hotel)와 걸어서 5분정도 있는 곳에 있었음.
https://maps.app.goo.gl/H3JyBtz673AiYoax9
여기서 쉐보레 비트(Chevrolet BEAT)라는 차량을 빌렸는데 오토가 아니고 수동이었다. 보통 렌트카- 하루이틀 전이라도 전화나 온라인상으로 예약해서 빌리는데 우린 당일에 바로 빌리러 간거라서 오토는 남아있는 차가 없었다.
12일 아침에 빌려서 다음날 아침 돌려주는 조건으로 24시간 빌리는데 1100페소였다. (이 업체에 있는 차 중 가장 싼 차였음) 한국돈으로 8만원대 초반.
??? 내 계획은 마지막날이니 여유있게 게으름피우다 먹고싶은 거 먹고 유유자적 신선놀음하며 돌아댕기기였지만 신랑이 이미 빌렸다니 어쩌겠어... 렌트비는 아깝지 않게 뽕을 뽑아야지!!!
그래도 놀기 전 배는 든든히 채우고 돌아다녀야지, 아점을 먹으러 근처 식당에 갔다. 차는 근처 주차라인 안에 잘 세우고.
그러나 '주차라인에 잘 세웠다'는 이 것이 가장 큰 오산이었다. 그땐 몰랐찌
흰색 주차라인에 분명 주차를 잘 해놨는데 돌아와보니.. 차 바퀴가 묶여있었다.
말 그대로 못움직이게 속박상태.
아니 분명 주차라인 안에 딱 맞게 잘 세워놨고, 우리 뒤 차(사진 속 빨간 차)나 근처 차들은 아무 문제 없이 잘 있는데 왜 우리 렌트카마 저게 채워져있지 싶었다.
헐.. 생전 처음 겪어보는 차바퀴가 속박당한 황당한 경험을 지구 반대편 칸쿤,, 그것도 일분일초가 아쉬운 신혼여행 마지막날에 겪다니.
이게 뭔 상황인가 싶어 잠깐 벙쪄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차를 훑어봤는데 다행히 창문에 뭔가 붙어있었다. 여기서 '다행히'라고 표현한 건 이 종이도 안붙어있었을 경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더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VEHICULO INMOVILIZADO (IMMOBILIZED VEHICLE)" ,,,,,,,,,,,,,,,,,,,,,,
1. 580페소 벌금을 OXXO나 Townhall(우리나라 같은 경우 시청/군청/주민센터 같은 느낌) 벌금내는 곳 가서 내고,
2. 55-444-00-615로 전화해서 니가 벌금냈다는 사실을 알리란다.
아니 대체 왜..??? 게다가 580페소면 렌트비(1100) 절반 이상을 차 타지도 못하고 벌금으로 내라는 거 아녀..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일단 근처 보이는 OXXO(멕시코에 엄청 많은 국민 편의점 느낌)가서 저 딱지를 보여주며 벌금을 냈다. 카드는 안되고 현금으로 내란다. 편의점 직원은 역시나 영어를 1도 못했다. 마음속에만 저장해뒀던 내 스페인어를 또 꺼내썼다. 칸쿤와서 정말 빛이 나는구나 싶었음
벌금 내니까 영수증을 주는데 화가 난다 화가 나..
그리고 이제 전화해서 벌금 낸 걸 신고해야하는데 근처 어떤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전화로 알아들어야하는 외국어는 더 힘드니께.. 정말 감사히도 우리를 가엾게 여기셨는지 전화도 대신 해주시고 상황설명도 다시 해주셨다 .. 이분도 역시 영어 못하셨음. 이제 벌금낸거 신고를 했으니 여기서 20분 정도 기다리면 차 속박된 거 풀어주는 사람이 온다고 했다. (그래도 잘 알아들은 나 칭찬한다,,)
근데 화장실이 가고싶어서 남편은 차 옆에 기다리게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데,, 조금 눈물이 나려했다 ^^** 신혼여행 마지막날을 이렇게 보내야하나 싶었음. 시간과 돈이 너무 아까웠다 ㅎㅎㅎㅎ 렌트비 본전은 찾으려했는데 이 사단이 나는구나
휴. 그래도 호텔로 가니 영어가 통했다. 우리 상황을 호텔 직원에게 설명하니(혹시 저 벌금딱지가 사기는 아닌가 싶어서) 안타깝지만 내야하는 수밖에 없다고, 외국인은 절대 알 수 없는 멕시코의 교통법이라고 어쩌구 그랬다 ;; 저 흰색라인에 주차하고 싶으면 미리 주차요금을 내고 주차를 해야하는데 외국인은 누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구.. (길거리에 주차요금 관련 표지판,안내판 같은 것도 없었음)
어쨌든 그래도 이게 사기는 아니구나 싶어서 다행이었다.
벌금내고 신고전화한지 15분 정도 지났을까? 정말 어떤 사람이 오토바이 타고 와서 바퀴 속박된거 풀어줬다.
이렇게 벌금 다 내니까 오후 2시가 좀 넘었다. 그리고 바로 세노떼로 출발....하려는데
수동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신랑이 또 사고를 낸다.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어 직진을 해야하는데 살짝 후진을 해버리신 것.
다행히 상대 차에 기스 하나 나지 않을많큼 아주 경미한 접촉이었지만 위로금(?)으로 200페소정도 손에 쥐어주었다. (사실 그분이 먼저 요구하심)
아하하하항.. * 모든 것을 초탈한 마음으로 애증의 렌트카를 끌고 세노떼를 향한다. 다행히 세노떼는 오늘의 이 모든 스트레스를 잊을 만큼 예뻤다.
스칼렛아르떼 호텔투어 Xenote에서 세노떼(Cenote) 4~5곳을 이미 가봤었지만 개인적으로 이곳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물은 당근 맑지만 수영하기 딱 좋게 넓고 쾌적하다. 여긴 거의 현지인들밖에 없었던 것 같다. 여름에 계곡을 찾는 우리나라느낌이 얼핏 들었다.
이름은 Cenote Cristalino.
https://www.google.com/maps/place/Cenote+Cristalino,+77734+Quintana+Roo,+Mexico/@20.4905757,-87.2499875,14z/data=!4m6!3m5!1s0x8f4e378faf532a13:0x54af4dd94936da4a!8m2!3d20.490576!4d-87.2499875!16s%2Fg%2F11cjp761p7
그리고 여기서 좀 놀다 2차로 다른 세노떼를 가려고 하는데 신랑님께서 갑자기 셀하를 제발 한번만 들려보자고, 어차피 가는 길에 있다고 하셨다. 아직도 포기를 못했는지..
지금 직접 가서 눈과 귀로 확인 해야 잃어버려도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다고- 재차 말씀하셔서 결국 애증의 셀하를 하루만에 또 오게 되었다. 어젠 투어버스 타고 왔지만 오늘은 렌트카타고 직접 운전해서 오네 ^^
다행히 셀하는 초대형 테마파크여서 그런지 주차장은 넓었다.
셀하 도착해서 Lost & Found 직원분께 혹여라도 고프로,,, 찾지 못했냐 했지만 조회해보더니 관련해선 아무 연락이 들어오지 않았다구.. 여기서 한 30분간을 직원분에게 하소연했던 것 같다. 그리고 결론은 - 고프로 분실 확정!!!!
그래도 끝까지 확인해서 마음은 후련하지 웅아???
그런데 고프로 찾는데 셀하 직원과 생각보다 오래 말했는지 오후5시가 다 되어가서 우리가 렌트카를 빌렸던 주 목적이었던 세노떼 이곳저곳 가보기는 끝이났다.
대부분의 세노떼는 오후5시경 폐장하기 때문.. (세노떼들 거의 입장료 내고 가야하며 운영시간 따로 있음.)
이것이 뭐하는 건가 싶었지만~~~
이런 것도 여행의 일부이겠거니 초탈하기로 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며, 인생은 긴 여행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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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대로 다시 호텔 돌아가기엔 렌트비가 아까워 (차 렌트하고 근처 세노떼 딱 한곳 간거 실화) 구글맵 검색해서 근처 관광지.. 오후5시 이후에도 갈 수 있는 곳 검색하고 검색해 찾아낸 곳이 이곳 Akumal해변이었다
https://www.google.com/maps/place/Akumal,+Quintana+Roo,+Mexico/@20.3965456,-87.31336,16z/data=!4m6!3m5!1s0x8f4e36ad65c18ee5:0xf6ab9f43a21e7274!8m2!3d20.3959736!4d-87.315901!16zL20vMDV6NWM5
물은 그리 맑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좋았다. 여기도 관광지인지 입구쪽에선 호객행위가 좀 있는데 돈 내고 스노클링 신청하면 거북이도 보여준다고 호객하는데 이미 해가 질 타이밍이라 안한다고 했다.
아래는 이날 돈쓴거 .
차 렌트로 돈 나갈 일이 꽤 있었다. 담날 아침 돌려주기 전 주유비까지 합치면 좀 더 나온다.
가성비는 최악이었지만 가심비는... 음.. 저 당시엔 가심비도 그렇게 좋지 못했던 것 같으나 그래도 3개월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 웃기다 ㅋㅋㅋㅋ
이게 여행의 묘미이겟지. 무사히 한국 돌아온게 어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