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알자

이태원 참사: 사과는 없었고 변명/회피/책임전가만 있었다.

Boribori:3 2022. 11. 2. 22:06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밤,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도저히 믿기 힘든 참사가 일어났다.

밤 11시쯤이었나?
그날밤. 목포 어딘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오징어낚시를 하고있던 내게 함께 낚시를 간 친구가 유튜브에 이런 영상이 올라왔다며,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CPR하고있는 영상을 보여줬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망자는 없었고 30명 정도가 심정지 상태라고 했다.
그땐 우리 모두 믿지 않았다. 할로윈 퍼포먼스인가? 또는 요즘 넘쳐나는 가짜뉴스겠지~ 하고 웃어넘기며 도로 낚시에 집중했다.
그런데 계속 실시간으로 뜨는 속보들과 울리는 단톡방 알림들로 인해 , 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했다.
시간시간마다  급속하게 늘어가는 사망자들.

156명 사망.
사망원인 압사.
사람으로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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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믿을 수 없는 건 이 참사에 대한 정부와 책임자들의 태도였다.
책임 회피에 급급한. 물론 사과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덕수 국무총리도,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이런 비극을 막아내지 못해서, 그 이후로도 대응을 잘못해서 - 죄송하다 한마디 없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참사 관련 긴급회의를 마치고 나와서 한 말이 저렇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다~ 예년의 수준에 비해 특별히 인파가 몰린 건 아니었다~" -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

이번에 일어난 참사는 막을 수 없었던 불운한 사고였고 자기들도 어쩔 수 없었다는 뜻이다. 주최측이 따로 없는 행사여서 매뉴얼이 따로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단다.
????????
전에도 이 정도 몰렸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별일 없겠지 마인드도 충격적이지만 인력을 배치했어도 해결될 수 없었다는 건 상식 밖을 벗어난다. 그것도 행안부 장관이라는 자가 한 말이라니.
예전부터 이 정도로 몰렸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면 당연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놓는 게 저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할 일이다.
서울에 사람 많이 모이는게 어디 한두번인가?
유명 가수 콘서트나.. 광화문 같은데 시위라도 예정되면 동선, 교통통제할 인력을 배치해 놓는 건 괜히 심심해서 하는 게 아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어쩌면 예견된 참사였는데 정작 사과하고 책임져야할 책임자들은 그 책임을 회피하려고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앉아있다.
그러면서 책임의 방향을 돌리고 여론을 조성하려 한다.
'참사'대신 '사고'를 '희생자'나 '피해자'라는 용어 대신 '사망자'라는 객관적 용어를 사용하라고 참사 바로 다음날 회의에서 공식 지침을 내릴 정도면 말 다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 존재하지도 않던 외국문화(할로윈)가 언젠가부터 젊은이들이 술먹고 노는날로 변질되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 거리를 애초에 왜 가냐' '영상 속 '밀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가해자다!! 그들을 찾아야 한다 CCTV를 잘 살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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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들 중 그 아무도 책임을 지려하는 사람은 없는데 다짜고짜 정부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며 이태원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정하고 유족들에게 지원금을 주겠단다.

????????????

이 비극적인 참사를 지금은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추모를 해야지,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지 말란다.
비극적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국가적 해악이라며 본인들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 세금을 뿌리겠다고 한다. ㅡㅡ;;

추궁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며 추궁하지 말란다.

우리가 왜 세금을 내서 나라를 유지하게 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아서, 검찰과 경찰 등 공무원을 만들어서 공권력을 쥐어줘 나랏일을 하게 만드는 것인지 궁금하다.
국민의 안전과 사회의 질서를 지키라는 것이지 정작 중요할때 우린 책임 없어~식으로 발뺌하는 걸 지켜보자고 세금 내는 게 아닌데 말이다!!ㅎ

그리고 사흘 후. 이상민 장관은 태세를 전환한다.

왜 갑자기 사과를 하는가 싶더만 경찰 녹취록이 뉴스에 나왔네.
정말 소름끼치도록 정확하게 당시 상황을 경찰에 신고한 신고자들이 여럿 있었음에도, 참사 발생 4시간전부터 신고를 받고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막지 못했다는 거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1517820?OutUrl=naver

 

11번 신고 받고도 참사 못 막아… 고개 숙인 장관·청장·시장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지기 약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112신고가 최소 11건 경찰에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6건의 신고에서 ‘압사’라는 단어가 언급되고 나머지도 ‘대

www.segye.com

 

정말 너무너무 소름끼친다.
허망하게 자녀를, 가족을, 친구를, 연인을 잃은 사람들이 이 뉴스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흘이 지나서야 얼렁뚱땅 죄송하고 유감인 척 하는 사람들 보면
그 마음이 어떨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민방위복 색깔도 굳이, 굳이 바꿀 정도의 열정으로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
책임회피, 전가하는 너네 빼고 모두가 알고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처음엔 주최측이 없었고 현장에 인력이 있었더라고 막기 어려웠을 거라고 궤변을 늘어놓다가, 하나 둘 정황자료들이 밝혀지자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너무 못난 인간들이 윗자리에 앉아 가장 많은 세금을 받아가는 현실이라니.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91758&ref=A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어요!”…현장 경찰들은 고군분투

[앵커] "한 분이라도.. 더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고 당일, 현장에 나간 경찰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news.kbs.co.kr

 

꼬리자르기로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윗선이 잘못했다는 증거들이 나온다.  

10월 25일. 이태원파출소가 서울경찰청에 할로윈데이 대비 인력보강 요청..

참사가 일어나기 나흘 전부터 이태원 파출소(현장담당) 서울경찰청에 인력 지원을 절실히 요청했으나 회신받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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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용산경찰서가 작성한 이태원 핼러윈 관련 혼잡경비 대책서.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도 이미 인파 몰릴 것을 알고 있었다.

뭐했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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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추모를 하고 말고는 의무가 아닌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이 두번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 실 책임자(말단직원 꼬리자르기가 아닌.)를 처벌하고 제대로 대책을 세우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할 의무이다. 국가의 진정한 애도는 침묵이 아니고 제대로된 책임규명이다.

그리고 적어도 사람이라면.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조롱하면 안 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