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함께한다는 것
네이버 사전에 요약된 의미의 '취미'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되어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취미와 특기를 적어내는 시간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그땐 지금처럼 좋아해서 꾸준히 하는 활동이 딱히 정해져있지 않아, 뭘 적어야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다니고, 시험공부하고, 엄마가 다니라하는 피아노학원 갔다오고..
고등학생때까진 실제로 내가 정말 원해서 100% 나의 의지로만 했던 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반면 지금은 , 취미가 뭐에요? 하면 고민할 겨를도 없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주짓수.
벌써 5년 정도 , 퇴근하고 무슨 특별한 약속이 생기지 않은 이상 꾸준히 갔으니 정말 좋아하긴 하나보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침대에 퍼져있고만 싶을 정도로 피곤할 때가 많은데 피곤함보단 주짓수를 하러가야겠다는 열망이 더 크다.
무언가 몰두할 수 있는 나만의 여가활동이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 누구도 나오라고,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좋아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일. 출퇴근이나 집안일처럼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이 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들도, 답답했던 마음도 모두 잊게된다.
정말 좋아하는 취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혼자 살아갈 게 아니라면, 나와 함께지내는 가족이- 혹은 향후 가족이 될 수 있는 애인이 내 취미생활을 이해해준다/반대한다-도 마음의 평화에 상당한 파장을 줄 수밖에 없다 . 물론 그들의 동의여부가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선 상대가 싫어하는 일은 정말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하다보면 생각할수록 사람복만큼은 차고 넘치게 받은 것 같다.
남자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해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준다. 심지어, 술 안좋아하던 그는 애주가 애인을 위해 와인과 위스키의 세계에 대해 입문했고.. 그 애인보다 잘 알게 되어 알려주는 경지에 이른다.
그리고 이 예쁜 사람은 주짓수도 시작했다! 이해해주는 걸 넘은 취미공유라니.
물론 장거리 연애라 함께 다니진 못하나 랜선으로라도 함께한다는 사실이 참 기쁘다.
이번 연휴엔 남자친구네 도장에 가서 함께 도복입고 땀을 흘렸는데 그 시간이 그렇게 행복했다 :0)
히히.
막짤은 민영 결혼 기념, 우리 떼라들과 오랜만에 모여 도복입고 찍은 사진. 어느덧 벨트 레벨들이 많이 높아졌다.
서로를 좋아하고 위하는 마음 + 좋아하는 것들까지 같다니:-)!
생각보다 정말정말 엄청난 행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