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여행가서 느꼈던 것들.
주말이 오기가 무섭게,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 이곳저곳 정말 많이 찾아다녔던 이번 여름.
올 여름의 마지막 물놀이는 필리핀 세부에서.
2019년 8월 27일~8월 31일.
여행엔, 특히 물놀이가 위주가 되는 여행엔 날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체크했다.
결과는 여행 일주일 전 월~일 전체 주간에 비 비 비 비 비....!! 표시였고
여행일정 그 주간엔 싸이클론 경보에 일정 내내~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올거라는 정말 우울한 내용이었다.
일기예보가 틀릴 수도 있길 간절히 바라며 -
매일매일 희망을 가지고 일기예보를 확인해보았지만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8월엔 우기니까.. 모르고 비행기 예약한 것도 아니잖아.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그래서 모든 걸 내려놓는 심정으로 -
방수가 안 되는 캐리어 감쌀 용도까지 생각해서 우비 5개를 샀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필리핀은 그렇게 날씨가 화창하고 좋을 수 없었다.
고래상어와 헤엄치기, 캐녀닝, 바다거북이와 헤엄치기, 스노클링 등 모든 물놀이 일정을 가장 최적의 날씨 컨디션에서 소화할 수 있었다.
푸르른 하늘 아래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바다는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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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할 필요 없는 주말은 물론,
여행가서도 아침엔 충분히 푹~ 자야 하는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먼 내가
이 곳에 와서는 달라졌다.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그걸 다 하기 위해선 새벽 일찍 일어나 움직여야만 했다.
도시의 야경, 쇼핑, 박물관 미술관 구경 등엔 관심이 없어 가지 않고 하지 않기에 늘 여행일정이 여유로울 수 있었던 내가
여기 와서는 참 많이 부지런.
아침부터 종일 야외활동으로 햇살 아래 자연을 누비며 활동했지만 낮잠 한번 잘 필요 없이 활력 넘쳤던 이번 여행.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걸 해야하는구나, 싶었던.
이렇게 알차고 재미있게 보냈던 여행도 정말 손에 꼽을 듯 싶다.
여행 갔다오기가 무섭게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는 현실에 부딪혀야 했고,
후유증 느낄 새도 없이 정신없이 일상에 돌아와버렸지만.
새벽 비행기를 타고 아침에 부산공항에 도착했지만, 돌아가는 버스에서도, 집에 가서도 낮잠이 필요 없었다.
마음이 정말 많이 힐링이 되었나보다.
이번 필리핀여행을 하며 느꼈던 점을 써본다.
1. 치안, 관광객 대상 바가지
총기허용국가라 소매치기나 강도 등 치안을 걱정했지만 내가 지냈던 숙소 위치가 좋았던 건지 전혀 그런 위험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곳곳에 경비원, 제복 입은 경찰들이 돌아다녀 안전함을 느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 바가지 씌우기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니까 미리 예상가격 알아보고 조심했는데
난 정말 사람 운이 좋은 건지 그런 사람들도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정말 양심적.
2. 의사소통
내가 만났던 필리핀 사람들은 모두 영어를 잘했다.
가이드, 숙소 직원들은 물론 작은 가게 주인들도 택시기사들도, 바퀴 3개달린 오토바이 주인도 , 영어를 잘해서
의사소통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3. 스페인 영향
300여년간 스페인 지배를 받아 그런지
아직 간판이나 도로 표지판, 거리 이름 등등이 스페인어로 되어있는 곳들이 많다.
서양에서 들어온 포크라는 단어가 우리나라 말로 없어서 포크라 하는 것처럼
필리핀은 포크를 스페인어 tenedor라 부른다. 이런 것처럼 필리핀어에 없는 단어는 스페인어로 부른다고,
오슬롭까지 태워준 driver Hanz가 말해주었다.
현재 필리핀 국교인 카톨릭교(80%이상 국민이 카톨릭교도)도 스페인 영향.
필리핀은 카톨릭을 전파한 마젤란을 동상, 기념비로 만들고 그가 가져온 십자가를 기리고 있는데 우리가 일본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필리핀은 자국을 오랜 시간 지배했음에도, 스페인에 대해 우호감을 가지고 있나?
그들에게 마젤란은 자국을 침략한 침략자일까 , 신문물과 하나님을 전파한 선구자일까?
현재 필리핀이라는 이름도 스페인 국왕이었던 펠리페2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데 .
4. 느림
우리나라는 빠른 것에 익숙하다.
빨리빨리 국민성 때문인지 정말 모든 게 빠르다.
그런 곳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필리핀에 가면 모든 게 느리게 느껴진다.
입국심사 속도 느림. (그러나 인도보다는 빨랐다..!)
인터넷 속도 느림. (잘 안 터지는 곳이 많음)
마트 계산원 계산속도 느림.
식당 음식 나오는 속도 느림.
답답함은 좀 있었지만 다른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돈들여 시간들여 비행기타고 이곳엘 왔으니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고 즐기려 노력했다.
그러나 난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
한국의 빠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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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았던, 이번 세부여행. 꼭 다시 가야지 .
정말.. 취향 저격 여행이었다. 여긴 꼭!!! 또 올거야, 정말.
시간 날때마다 여행기를 써봐야지.
.....이제 다시 현실!
너무 시간이 빨라 이번 주도 벌써 이틀이나 지났다.
지금 내가 있는 곳, 상황에 최선을 다해야지.
그런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또 다음 여행이 벌써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