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님께.
2019년 5월 31일 - 6월 1일. 1박2일 가족여행.
전날- 경남 남해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하루를 보내고 둘째날은, 김해로 향했다.
김해 진영읍에 위치한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나고 자라고 숨졌던 곳.
지난 5월 23일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던 만큼,
올해 가족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를 이곳으로 정했다.
모두 흔쾌히 따라주어서 고마웠다.
약 8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 여전히 작은 시골마을.
서거 10주기라 그런지, 작은 시골마을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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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님께.
8년 전 한번 찾아뵙고, 다음에도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이제서야 지키네요.
당신께서 돌아가셨던 해,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당신이 숨진 2009년 5월 23일, 저는 수능을 몇달 남겨둔 수험생이었죠.
정치? 그게 뭔지, 19년을 살아오면서 전혀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어요.
그래서 당신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도 잠시 안타깝고 슬펐을 뿐,
다시 제 공부에만 신경쓰기 바빴어요. 이후로 박터지는 뉴스들도 모두 관심밖이었구요.
그런데 당신이 떠난 이후 정권을 차지한 대통령들이 하는 '짓'들을 보며 크게 느끼기 시작했어요.
왜 당신이 그토록 일찍 생을 마감하게 되었는지도 당신이 떠나고 몇년 후에야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되었고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국민인 내가 갖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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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돌아가신지 벌써,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요.
그런데 그동안 많은 것들이 변한 듯 싶으면서도 사실 그대로인 것 같아요.
물고 물어뜯기는 게 일상인, 보고있으면 한숨만 나오는 정치판.
정말 못되고 나쁜 사람이라도 돈과 권력만 있으면 뻔뻔하게 잘만 살아가는 유전무죄 세상.
온갖 모함과 비난으로 당신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사람들은 , 당신이 가고 이 세상에 없으니
시선을 돌려 이제 당신이 가까이 두고 무척 아꼈던 사람들을 어떻게해서든 깎아내리려 하고 있어요.
그들은 부끄러움, 양심이란 게 정말, 전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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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당신의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그곳 하늘나라에서 격려해주세요. 지켜봐주세요.
여전히 당신을 그리워하는 국민들이 참 많습니다.
당신의 정의로운 목소리와 따뜻한 미소가 많이 그립습니다.
또 찾아뵐게요.
당신 덕분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의가 무엇인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깨닫게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곳에서, 지켜봐주세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당신께서 남기신 말씀, 늘 마음에 새기면서 깨어있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게요.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