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토리, 사랑을 알려준 아이.
김토리.
2016년 12월 29일 생
2017년 1월 27일 입양
태어난지 한달도 채 안 돼서 엄마품을 떠나야 했던 우리 토리
처음 만났을 땐 이빨도 거의 없어서 분유 따뜻하게 물에 개어서 먹이고 했었는데
다리에 힘이 없어서 비틀비틀 잘 걷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우리 토리가 태어난지 1년이 넘었다.
커가면서 점점 똘망똘망해지는 토리.
아프지만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만 하는게 소원이었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게 사실인가보다.
토리가 예민해서 엄청 짖을때,
똥오줌을 못가려서 아무데나 쌀 때,
내 물건들을 물어뜯어 걸레를 만들어 놨을 때,
몰래 식탁에 올라가서 음식물을 훔쳐먹고 들켜서 도망갈 때
..미웠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지만 말
토리가 짖궂은 말썽쟁이라서,
말을 잘 안 들어서
화가 나기도 했다.
근데 그래봤자 한 살인 어린아이인데.
토리가 사람이 아니고 강아지이긴 하지만,
이 아이를 키우면서 자식을 키우는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다.
가끔은 말썽을 피워, 화도 나게 하고 밉기도 하지만,
초롱초롱한 토리 눈을 보고 있으면
꾸중을 듣고 시무룩해져서 자기 집 가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언제 화가 났는지 기억도 안날 만큼
빠르게 스르르.. 녀석에게로 빠져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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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기랑 안 놀아주면, 물건 가지고 도망가는게 취미인 토리.
어떻게든 관심을 끌고 싶어한다.
내 품에 폭 안기는걸 좋아하는 토리.
가끔 와서 두발로 서서 내 허벅지를 긁어댄다, 안아달라고.
안아주면 고개를 푹, 어깨에 기댄채로 한숨을 길게 푹~내쉰다.
겨울이라 털을 깎지 않고 있어 몸집이 커보이는 울 토리.
털찜.
푹신푹신한걸 좋아하는 녀석.
내가 뭔갈 열중하고 있으면, 놀아달라고 칭얼대다가 포기하고 저 자세로 누워 쳐다보는데
그렇게 사랑스러울수가 없다.
기쁨과 흥분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토리.
폴짝폴짝 뛰는데 팔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점프력도 늘고 있다.
흙, 낙엽, 잔디같은 곳에 몸을 뒹구는걸 좋아하는 토리.
덕분에 목욕이 힘들어진다.
흙먼지 뒤집어쓴 토리.
그만 놀고 이제 가자니까 실망하고 있다.
푹신푹신한 것만큼 뜨끈한 바닥에 몸을 지지는 것을 좋아하는 톨.
날 닮아서 그런가?
겨울엔 침대에서 안 자고 이불 깔고 이불 밑에 들어가 보일러의 뜨거움을 즐기는 나를 ..
어느 순간 토리가 따라하고 있다.
이불 속을 파고 들어가 저러고 있어서, 밟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김토리. 잠꾸러기.
자다가도, 내가 어딜 나가는 것 같으면 저렇게 문 앞에서 꼿꼿이 앉아 기다리고 있다..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토리.
사람 음식을 못 먹어 서운한 토리.
그저 앉아만 있지요..
아빠가 뭘 하시나 지켜보는 토리.
.
.
김토리.
키우면서 느끼는 거지만,
정말 나에게 행복을 선물해주고
사랑을 알게해 주는 녀석이다.
아이 눈을 보고 있으면,
'사랑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나중에 내 아이를 낳아도 이런 느낌일까?
라고 부모님에게 말하면 말도 안 되는 웃기는 소리 말라 하시며,
몇백배는 더 크다고 하셨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