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8주차 - 태동검사, 공포의 첫 내진 / 39주차 - 딜레마에 빠지다.
이제 임신 10개월, 만삭이라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2024.12.19 (38w4d) 또 병원에 방문하였다.
이번엔 임신하고 처음으로 남편이 아닌 엄마랑 동생이랑 산부인과에 갔다.
(12월부터 출근하기 시작한 신랑.. 이제 더이상 자유의 몸이 아니다,, ㅎㅇㅌ.. )
오후 진료라, 밥먹고 까페가서 딸기라떼 한잔 먼저 때려줬다.
사실 이날은 담당쌤께서 내진을 할거라고 말씀하셨던 날이었기에 전날부터 떨렸다. 내진 후기를 막 찾아봤는데 아프다는 사람도, 괜찮다는 사람도 - 사람마다 후기(?)가 너무 다양해 마음을 내려 놓았ㄷㅏ.
고혈압 조심..!
병원 도착해서 접수 후 늘 그렇듯 혈압먼저 쟀는데 또 혈압이 꽤 높게 떠서(최고혈압 140 살짝 넘김..ㅠ) 소변검사를 지난주에 이어 또 해야했다. 임신 막달엔 임신중독증(전자간증) 우려가 있어 혈압이 높게 뜨면 예민하게 반응해야한다. ;ㅇ;
다행히 소변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다.
그래도 의사쌤께서 혹여나 두통이나 시야흐림, 다리가 붓는 부종 등 이상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으로 와야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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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검사
태동검사도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배 까고 기계같은거 부착하고 20~30분 정도 태아의 심박수와 자궁수축정도를 측정했다. 저기 눕기 전 룰루는 엄청 활발했는데 태동검사가 시작되자 잠잠해진 룰루녀석 ㅋㅋㅋㅋㅋ
약 20여분간의 검사시간 동안 룰루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ㅁ; 덕분에 그래프도 아주 평탄했다.
검사 2시간 전부터 아주 활발하길래 기대했건만.. 이 녀석..
자궁수축 수치도 10 미만으로 아주 고요하였다.
공포의 내진 - 막상 받아보니 별거 아니었음!
그리고 그렇게 두려워했던 공포의 내진.. 이거 받기 전 후기를 얼마나 찾아봤던가..
산전 내진이라 그런지 10초도 안 되어 끝났고 그리 아프지 않았다. 어 좀 불편한데..? 하니까 끝남.
다만 자궁경부암 검사자세나 저번 막달검사때 했었던 질 분비물 검사자세와는 또 다른 자세였다 ㅠㅠ 쩍벌의자에 앉아 다리 넣는 곳에 다리를 넣는 자세가 아닌 M자 자세라 해야하나? 쩍벌의자 위에서 다리를 접어 애기낳는 포즈를 취해야 한다. 매우 굴욕적인 자세이지만 이 또한 익숙해지는 과정이리라..
처음 해보는 자세에다가 긴장돼서 경황이 없었는데 갑자기 손가락 두개가 들어왔고, 몇초 버티니까 끝났당 ㅎ.ㅎ
내진 결과는 이렇다.
- 아기가 아직 하나도 안 내려왔음
-그래도 속골반은 괜찮아서 자연분만시도 가능하겠음
내진 받고나서 내진혈이 나왔다, 가진통이 생겼다, 내진빨로 애기 낳았다는 후기도 여럿 봤었던 것 같았는데 내 경우 내진혈도, 가진통도 전혀 없었다.
내진이 끝나고 바로 초음파로 확인한 룰루의 성장상태.
이번엔 얼굴을 잘 보여준 우리 룰루!!
벌써 체중이 3.2kg가 넘었다. 자궁 속이 꽤 좁을 텐데..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녀석.
2024.12.26 (39w5d) 정기검진.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또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왔다. 예정일을 이틀 앞둔 시점이어서 이번엔 아예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 예약날짜를 잡으려고 했다. 유도를 할 것인지, 수술을 할 것인진 아직 정하진 못한 채 고민투성이인 채로..
12월까지만 자연 진통을 기다려보고 1월로 넘어가면 과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아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뱃속에 너무 오래있다 혹여나 잘못되면 어쩌나, 잘못되는 것도 모르고 지나치면 어쩌지- 온갖 이상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듯. 자연진통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초조했다 . 매일매일이 카운트다운의 연속이었다. 출산후기만 몇 개를 찾아봤는지. 임신이 된 순간부터 생긴 불안감이 만삭때까지 계속된다는 게 웃겼다.
아기가 내려오게 하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하는데 1월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잘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그러면서 예정일은 다가오는데 진통 올 징조도 안 보이네- 이러다 애기 더 커지면 자연분만하기 힘들어지는데- 하는 나.
막달 내내 딜레마에 빠져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나도 내 자신이 웃기다..
그러한 마음으로 병원에 갔는데.
룰루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허벅지 길이를 재시더니 키가 크다고 하셨다. 벌써 3.4kg가 된 룰루.. 그런데 아직 엄마 뱃속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아직도 하나도 안 내려왔다고..) 하셔서, 생각했던 유도나 제왕 중 예약을 잡고싶다고 하며- 그런데 아직 어떤 방법으로 분만할지 결정을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그러니 원장쌤께선 다음주에 한번 더 와서 보고 결정하자고 하셨다. 지난주 내진했을때 속골반이 좋아서, 자연분만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구. 머리(BPD)가 늘 크게 나와서 걱정이라 하니까 지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마음 편히 가지고 일주일 후 보자고 하셨다 ,,
그래.. 걱정해서 바뀌는 건 없는 거 잘 아는데 왜 이리 걱정이 될까.
다음주 예약은 1월 2일. 2025년이다.
룰루는 용띠가 될까, 뱀띠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