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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2

이름 모를 들꽃 날씨가 좋아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얇은 외투만 걸친 채로 그저 걸었다. 생각해보니, 늘 출퇴근 거리를 운동가는 길을 운전해서 다니기에 하루 중 걷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예전에 수도권 쪽에 살았을 땐 늘 지하철, 버스를 타고 다녔으니 많이 걸어다녔었는데 이곳에 살고부턴, 가끔 어디 여행을 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정말 걷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시간을 내서 걷는데 이상하게 느껴졌다. 매일 차타고 지나가는 그 거리를. 분명 어제도, 그저께도, 엊그저께도 지나갔던 그 거리를 두 발로 걸으니.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을 머금은 봉오리들이, 길가에 풀꽃들이 보였다. 하루하루 따스해지는 날씨로 봄이 왔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연둣빛 생명들이 길거리에 흙 속에서, 보도블록 틈새 속.. 2019. 3. 20.
아무것도 하지 않아보기. 날씨가 너무 좋았던 이번 주말, 일요일. 오랜만에 혼자 집에서 푹 쉴 계획이었지만, 완연한 봄날씨가 , 이제 푸르기만 해도 고마운 하늘이 나를 이끌었다. 이날의 감정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어딜 가지. 조용하고, 공기 좋고 물소리가 흐르는 곳. 혼자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멍~때릴 수 있는 곳. 계곡과, 그 곳에 있던 까페. 매년 여름마다 찾아가는 그 곳이 불현듯 떠올랐다. 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갔었던, 왁자지껄 신나게 놀다왔던 곳이었는데, 혼자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 혼자가 아니지. 탄이와 토리도 함께. 탄이 데리고는 첫 드라이브. 차에서 난리칠까 걱정했는데, 의젓한 탄이는 안전벨트를 맨 양, 아주 가만히 잘 있어주었다. .. 2019. 3. 20.